CDO 본격 힘주는 삼바…센터 격상에 R&D 늘리며 '분투'

입력 2023-11-17 16:09   수정 2023-11-21 11:05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단순 항체 위탁생산(CMO)을 넘어 위탁개발(CDO) 강화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초기 사업구조가 ‘CMO 100%’였다면 이제는 글로벌 대형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들과 보폭을 맞추며 CDO 역량도 끌어올리고 있다.

17일 삼성바이오로직스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CDO 개발센터에 속한 연구 전담 인력은 180명이며 그중 박사인력은 21명이다. CDO 개발센터 인력이 집계되기 시작한 2022년 4분기부터 이날까지 박사 인력이 20명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4분기부터 올 3분기까지 CDO 개발센터 인력은 180명대를 계속해서 유지 중이다. 반면 CMO 작업을 주로 담당하는 MSAT(공정기술)팀은 같은 기간 363명에서 257명으로 30%가량 줄었다. 줄어든 연구인력 대부분은 MSAT과는 별개로 운영 중인 품질 관련 부서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Form 483’을 받은 것도 인력 재배치에 한몫했다. Form 483은 FDA 관계자들이 공장 실사를 진행한 후 보완점 등을 적어 각사에게 보내는 문서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쪼그라드는 MSAT과 달리 CDO 조직은 격상 중이다. 올초 ‘담당’급이던 조직을 ‘센터’로 격상시켰으며, CDO 조직의 수장도 상무급에서 부사장급으로 우대했다. 원래는 강자훈 상무가 CDO센터장이었지만, 지난 3분기 민호성 부사장을 정식 영입하면서 직급도 부사장으로 높다.

민호성 부사장은 암젠에서 항체치료제 개발을 담당했으며 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도 원료의약품(DS) 생산 총괄을 담당했다. 이후 진스크립트프로바이오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한 뒤 삼성의 전략적 판단 하에 이례적으로 다시 그룹 울타리 안에 들어오게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글로벌 연구개발(R&D) 및 네트워킹 역량을 갖춤과 동시에 항체, 항체약물접합체(ADC), 세포·유전자치료제(CGT) 개발을 두루 잘 아는 사람”이라며 “여기에 삼성그룹 내부의 ‘니즈’까지 아는 인재는 민 부사장만한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설립된 이후 CMO에 무게중심을 뒀지만 2018년부터 CDO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애시당초 CDO에서 출발해 CMO로 사업을 확장해 나간 론자 등과는 다른 사업전략이다.

이미 글로벌 대형 CDMO들이 관련 사업을 장악하고 있던 시기에 후발주자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R&D 역량이 받쳐줘야 하는 CDO부터 공략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을 것이라는 평가다. 대신 공장 건설 난이도 ‘1위’로 꼽히는 반도체 공장을 수차례 지은 경험을 살려 제조공정에 강점을 보일 수 있는 CMO를 공략해 현재 세계 1위 규모까지 오르게 됐다.

다만 이제는 CMO 그 다음에서 성과를 내야 할 때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능력으로는 세계 1위가 맞지만, 신약개발 및 신규 고객사 확보를 위해서라도 CDO 역량은 필수다. CDO는 CMO에 비해 수익성은 낮지만 CMO 앞단의 R&D 영역이기 때문에 고객사를 선점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DO 사업이 안착하기까지는 시일이 더 걸릴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CDO 매출 비중이 여전히 한 자릿수이며 인력규모도 조직 크기에 비해 미미하다는 이유에서다.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CDMO 매출 중 ‘서비스’의 비중은 9.2%(2410억원)으로 집계됐다. 서비스 항목에는 CDO뿐 아니라 CMO 공정 개발 서비스도 포함돼있기 때문에 실제 CDO 매출 비중은 이보다 낮다.

다만 프로젝트 수주금액은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CDO 매출이 포함된 서비스 매출 비중은 2019년 7.6%(532억원), 2020년 5.3%(621억원), 2021년 8%(1260억원), 2022년 5.9%(1762억원)으로 계속 한자릿수에 머물고 있지만 매출액은 2020년 이후 매년 500억~600억원씩 증가하고 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자체 세포주 상용화를 2년만에 성공한 만큼 CDO 역량이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역량을 더 끌어올리기 위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7일 16시09분 <한경 바이오인사이트> 온라인에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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